누가 진짜 나일까?9월즈음, 청소년 시립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눈에 띈 한 권의 책. 바로 였다. 그 당시에도, 지금 이순간도, 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해야 했었고, 피곤했었던 것 같다. 2층 열람실에 와서 그림책을 펴는 순간. 지친 표정의 주인공이 눈에 들어왔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부품의 수량을 계산하는 일을 맡고 있는 자비에. 표정없이 등장하는 인물들의 일하는 모습. 심지어 무슨 부품을 만드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다소 황당해 보이기도 했다. 재미없고 지루하지만 계속 반복되는 일상들. 어디선가 본 듯한, 그 생명력 없는 무채색에 가까운 사람들의 표정. 멈추지 말고 일하기를 원하는 회사의 요구. 그 부당한 요구 속에서도 계속 일을 감당해낸 자비에는 지쳐갔다. 당장 사표를 내고 싶었던 자비에였지만, 회사를..